“이번 주말엔 진짜 어디라도 가고 싶다.” 마음은 벌써 서울 밖을 향하지만, 빨갛게 물든 내비게이션 화면이 떠올라 한숨부터 나옵니다. 주말 나들이의 즐거움은 도로 위에서 스트레스로 바뀌기 일쑤니까요.
하지만 여기, 운전 스트레스 제로. 오히려 가는 길이 더 편안하고 설레는 여행법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떠나는 수원 시간여행 입니다.
덜컹이는 열차에 몸을 싣고 창밖 풍경을 보다 보면, 어느새 조선 시대의 숨결이 살아있는 도시, 수원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차가 없기에 더 자유로운 발걸음. 성곽길을 따라 유유자적 걷고, 감성 가득한 골목길을 누비는 즐거움. 당신의 하루를 완벽하게 채워 줄 수원 당일치기 코스를 두 가지 테마로 준비했습니다.
[기본 정보] 차 없이 떠나는 수원 여행 준비
- 교통: 서울 어디서든 지하철 1호선 을 타면 수원역에 도착합니다.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요. 조금 더 빠르고 편안한 이동을 원한다면,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KTX 또는 무궁화호 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현지 교통: 수원역에서 주요 관광지까지는 버스 이동이 편리합니다. (수원역 ↔ 팔달문/화성행궁 약 10~15분) 성곽 전체를 둘러보고 싶다면 화성어차를 이용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 꿀팁! 생각보다 많이 걷게 되는 코스입니다. 발이 편한 운동화는 필수! 발걸음이 가벼워야 여행의 즐거움도 두 배가 됩니다.
A코스: 정조의 길을 따라 걷다! 고즈넉한 역사 힐링 투어
#수원화성 #성곽길산책 #역사여행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화려한 볼거리보다,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조용히 걷는 것을 좋아하는 당신을 위한 코스입니다. 탁 트인 성곽 위에서 수원 시내를 내려다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추천 동선:
수원역 도착 → 버스로 장안문 이동 → 화서문 지나 서장대 오르기 → 점심 (행궁동 맛집) → 화성행궁 관람 → 남문(팔달문) 방향으로 마무리
1. 오전: 성곽길 따라, 과거와 현재를 걷다
수원 여행의 핵심은 단연 수원화성 성곽길 걷기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길은 총 5.7km에 달합니다. 전체를 다 걷기보다, 가장 아름다운 구간을 선택해 걷는 것을 추천합니다.
- 추천 구간: 장안문(북문)에서 시작해 화서문을 거쳐 서장대(군사지휘소)까지 오르는 길.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고풍스러운 성곽 너머로 현대적인 도시의 풍경이 펼쳐지는 이색적인 경치를 마주하게 됩니다. 서장대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수원의 전경을 한눈에 담아보세요. 마음까지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2. 점심: 행궁동에서 즐기는 정갈한 한 끼
성곽길을 걸으며 허기진 배를 채울 시간. 성곽 안쪽에 아기자기하게 형성된 행궁동 에는 숨은 맛집이 많습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보다는, 현지인들이 찾는 조용한 식당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겨보세요.
- 추천 메뉴: 정갈하게 차려진 솥밥 정식 이나 담백한 만두전골 은 걷기 여행 후 든든한 에너지를 채워주기에 안성맞춤입니다.
3. 오후: 왕의 발자취를 따라서, 화성행궁
점심 식사 후에는 바로 근처에 있는 화성행궁 을 둘러봅니다. 이곳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찾을 때 머물던 임시 궁궐입니다. 드라마 <대장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촬영지로도 유명하죠. 잘 가꿔진 궁궐을 천천히 거닐며 왕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세요. 600년 넘은 느티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 주소: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25
- 입장료: 어른 1,500원
B코스: 요즘 감성 가득! 행리단길 & 액티비티 투어
#행리단길 #감성카페 #인생샷 #수원통닭거리 #이색체험
정적인 여행보다 트렌디한 장소에서 인생샷을 남기고, 특별한 체험을 즐기고 싶은 당신을 위한 코스입니다.
추천 동선:
수원역 도착 → 버스로 팔달문 이동 → 점심 (수원 통닭거리) → 행리단길 카페 투어 및 구경 → 연무대 국궁체험 → 플라잉수원 탑승 → 수원역 복귀
1. 점심: 수원하면 역시! 통닭거리의 자부심
수원에 왔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 바로 수원 통닭거리 입니다. 거대한 가마솥에서 튀겨내는 옛날 방식의 통닭은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여러 유명한 가게들이 있지만, 어느 곳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푸짐한 양은 기본, 닭똥집 튀김 서비스는 덤입니다.
- 추천 가게: 진미통닭, 용성통닭 등. 주말에는 대기 줄이 기니 식사 시간을 조금 비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오후: 골목골목 보물찾기, 행리단길
배를 든든히 채웠다면, 이제 수원의 ‘힙’을 책임지는 행리단길 을 탐험할 차례입니다. 낡은 주택을 개조한 감성적인 카페, 개성 넘치는 소품샵, 아기자기한 식당들이 골목마다 숨어있습니다. 성곽이 보이는 루프탑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예쁜 가게들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겨보세요. 걷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집니다.
3. 늦은 오후: 특별한 경험, 국궁 체험과 플라잉 수원
행리단길 구경을 마쳤다면 특별한 체험으로 여행의 방점을 찍어보세요.
- 연무대 국궁체험: 화성의 동쪽 군사훈련장이었던 연무대에서는 직접 활을 쏴보는 국궁 체험 을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과녁에 활을 명중시켰을 때의 짜릿함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예요. (10발 2,000원)
- 플라잉 수원: 하늘 위에서 수원화성 전체를 조망하고 싶다면 플라잉 수원 을 추천합니다. 헬륨 기구를 타고 약 150m 상공으로 올라가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웅장한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특히 해 질 녘 노을과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운전대를 잡지 않았기에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던 하루.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우리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성곽길을 걸었고, 고즈넉한 골목길의 여유를 느껴보세요.